2020년 12월 24일 몸 컨디션과 이른수익 달성. 그리고 이세돌의 일화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전일 새벽까지 프로방송 리딩으로 밤을 꼬박 뜬눈으로 보초를 서고 존버를 했다. 새벽 넘어가면서 이날 하방을 크게 때릴 것이라고 예측을 했기 때문에 끝까지 해보자고 얘기한 상태였다. 그러나 결국은 하방을 조금 내려갔지만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결과는 아래와 같이 크게 만족스럽지는 않았고, 기다린 보람에 만족해야 했다.

 

↓2020.12.23. 프로리딩방 추가매매 끝장승부. ⓒ헤지아카데미

 

문제는 이 상황이 끝이 아니라는 점. 곧바로 아침 매매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뭐 늘 그렇다.

 

혼자였다면 한두시간 잠을 좀 자두겠지만 아침인지라 장모님 밥도 드셔야하고 꽤 요란스러워 잠은 오전에 포기해야한다. '잠은 오후에나 자자' 는 식.

 

현저히 주간동안 밤을 세는 시간이 많아 극도로 피로가 몰려왔고 컨디션은 엉망이었다. 그리고 같이 밤을 함께 보초섰던 회원이 카톡을 한마디 한다.

 

"원장님. 오늘은 쉬어도 이달 수익에 큰 지장이 없을텐데 쉬시거나 대충 이번주 정리하시는 게 어떨까요? 원장님 말씀처럼 오늘 박스를 치거나 여러시간 움직임이 없지 않을까요?"

 

내가 한마디 했다. 

 

"오늘은 정말 자신이 없네요. 오늘은 정말 오후까지 방송을 할 자신이 없네요." 

 

그러자 그 회원은 내가 컨디션이 좋지 않은 걸 알고 쉬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그러나 나는 프로회원 몇 분을 위해서가 아니라 본 방송을 기다리는 여러 회원들이 아침부터 나를 기다리고 수익을 기다린 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덧붙여 한마디 더 했다.

 

"오늘은 컨디션이 너무 안좋아서, 오전에 일찍 끝내겠습니다."

 

결국 이날 아래처럼 프리캡 방송에서 시작한지 2시간만에 마무리 할 찬스를 맞았고. 한치의 실수도 하지 않고 시장가 청산 및 종료를 시켰다.

 

↓2020.12.24. 크리스마스이브. 2020.12.24. 1계좌 1,325,178 금주마감 | 2계좌는 진행중 ⓒ헤지아카데미

 

결국 방송 종료하고 오후 약속까지 있었지만 취소하고 쉬기로 했다. 

욕심이 채워지지 않은 나는 저녁에 또 프로방송에서 승부를 할 생각이 있었다. 아직 내가 생각한 하방을 찍지 않은 상황이므로. 결국 이날 하방을 가지 않았지만 괜찮은 수익으로 끝까지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최종 크리스마스 이브 : 프로방송 추가 수익 ⓒ헤지아카데미

 

 

 

이세돌 9단의 일화

 

 

이 상황에 적당한

이세돌이라는 캐릭터가 다시 한번 떠올랐다. 

 

2004년 12월. 제9회 삼성화재배 결승 3번기의 뒷 얘기의 하나.

 

이세돌 9단과 당시 중국의 신예강자였던 왕시 5단이 우승을 다투는 대국.

대국장은 서울 삼성화재 본사에서 두어졌고 선수들은 건너편 롯데호텔에서 묵었다.

 

결승 1국이 열리던 12월 7일 아침, 이세돌 9단이 평소 절친한 삼성화재배 진행 총괄책임자인 P상무와 대국장으로 함께 이동하면서 뜬금없이 이런 말을 건넸다.

 

"상무님, 미안해서 어쩌죠? 아무래도 이번 결승전은 3국까지 가지 못할 거 같아요."

 

감기 기운으로 이세돌9단의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상태인 걸 알고 있었던 P상무는 농담으로 받아들이기엔 이 9단의 표전이 자못 진지했기에 '생각 이상 몸 상태가 좋지 않구나'라고 받아들였다고 한다. 

주최측 입장에서는 당연히 최종국까지 가서 승부가 판가름 나는게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므로, 이세돌 9단의 "미안하다"는 말은 이를 두고 한 말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승부가 2-0으로 끝날 확률이 높다는 얘기이고, 이건 누가 듣더라도 컨디션이 안좋은 이세돌 9단이 자신감을 잃고 하는 말로 들리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 9단의 이어진 말이 기막혔다.

 

"몸이 너무 안 좋아서... 두판으로 끝내야 할 거 같아요."

 

2-0으로 끝내겠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실제 2-0으로 이겼다.